커피 끊기, 카페인 중독에서 벗어나면
현대인에게 허락된 유일한 마약이 음악과 카페인이라는 우스갯소리가 있습니다. 그런데 그 카페인을 끊어 보았습니다!!
중독된 무언가를 끊기는 아주 어렵습니다. 금연도 어렵고 금주도 어렵지요. 행동습관을 바꾸는 게 아니라 신체에 작용하던 물질을 끊는 것이라 더 어려운 게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커피, 카페인에 대한 기억
커피를 즐기면서 본격적으로 마시게 된 시기는 육아를 하면서 입니다. 그전에 사회생활을 하면서도 커피를 즐기지 않았습니다. 회사에서 사수가 "너는 어떻게 커피를 안 마시니?"라고 말했던 게 기억에 남네요. 육아 무엇?!!
커피를 마시게 되면서 어느 순간 커피 맛에도 눈을 뜨고 즐기게 되는 단계가 되었습니다. 산미를 즐기게 되고 커피 맛이 좋은 카페를 찾아 다니기도 하고 원두도 가리게 되었습니다. 커피를 무척 좋아하는 사람이 된 거죠. 지금도 바리스타가 드립으로 내려준 커피 맛이 생각납니다.
아침 먹고 나면 한 잔, 오후 4시 즈음되면 한 잔 이렇게 하루에 평균 두 잔을 마셨습니다. 에스프레소 한 샷씩 하루에 총 두 샷이었네요. 현대인이 하루에 마시는 커피의 평균에 살짝 못미치는 정도입니다. 한국의 직장인들은 평균 3~4의 커피를 마신다고 합니다.
커피, 카페인을 끊게 된 계기
어느 날, 아침에 기계적으로 커피를 내리는 자신의 모습이 인상에 깊게 남았습니다. 보통의 날이었는데 커피를 내리는 행동이 습관으로 자리를 잡은게 보인 겁니다. 커피를 마시고 싶어서 마시는 것이 아니라 내려가지 않은 안경을 들어 올리는 행동을 하는 것처럼 커피 머신을 작동시키고 있었습니다.
습관적인 행동일까? 몸안에서 카페인이 필요해서 그런 걸까? 답을 알 수 없는 질문만 머리에 남겼습니다. 의도하지 않은 행동을 하는 것이 뭔가 싫었습니다.
커피 - 카페인을 끊게 된 결정적인 이유는 수면의 질이었습니다. 육아와 커피 - 카페인의 콜라보로 새벽 2시 즈음에 눈을 뜨는 일이 비일비재했습니다. 새벽 2시에 눈을 떴다가 다시 잠들면 되는데 잠이 오지 않습니다. 누워만 있기에 곤혹스러우면 일어나서 웹서핑을 하고 새벽 4시에 잠이 듭니다. 잠도 바로 오지 않고 온몸이 쑤시는 느낌으로 잠을 청했습니다. 다음날 늦잠을 자고 피곤한 건 당연하고요.
커피, 카페인 금단 현상
습관적으로 커피머신을 켜는 자신의 모습도 못마땅하고(중독을 인정하고 싶지 않은 마음?) 수면의 질이 떨어지는 생활이 빈번해 지자 커피를 끊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습니다.
하루에 두 잔에서 하루에 한 잔 이렇게 서서히 줄이는 방법이 아니라 바로 커피를 마시지 않았습니다. 오전까지는 별 증상이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오후가 되자 머리가 지끈지끈하고 눈이 빠질 것 같은 느낌이 났습니다. 낮잠을 청할 수 있는 환경이어서 잠깐 눈을 붙였습니다. 이때 잠에 들지 않았다면 커피를 못끊었을 것 같습니다.
머리가 깨질 것 같고 눈이 빠질 것 같은 하루를 보내고 그 다음 날은 나쁘지 않았습니다. 하루에 두 잔 마시던 사람이라 금단 현상이 길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커피, 카페인 중독에서 벗어난 이후
커피를 마시던 사람이라 자꾸 뭔가를 마시고 싶은 충동이 일어납니다. 커피를 끊고 물 외에 뭔가를 마시고 싶은데 당이 높은 주스는 꺼려지더라고요. 녹차나 홍차는 카페인이 함유되어 있어서 커피와 별다르지 않습니다. 오후에 제로 아이스티 음료를 먹으면 그날 수면에 문제가 생깁니다.
해결책으로 디카페인 커피를 마시게 되었습니다. 카페인 함유량이 90% 이상 제거되면 디카페인이라고 합니다. 소량의 카페인은 남아 있지만 수면의 질로 봤을 때 카페인 중독에서 벗어난 것 같습니다.
새벽에 잠을 깨는 일이 거의 없습니다. 수면의 질이 확실히 올라갔습니다. 잠을 충분히 자고 일어나니 다음날 컨디션에 도움이 됩니다. 최근 수면의 질과 노화랑 관계가 있다고 하니 더욱 만족스럽습니다.
맛있는 커피를 마실 수는 없지만 디카페인 커피로 만족합니다. 대신에 원두집을 잘 골라서 디카페인 원두를 주문합니다.
카페인을 끊자 카페인에 더욱 민감해 집니다. 오후에 카페인이 들어간 커피나 음료를 마시면 그날 잠이 오지 않더라고요. 카페인이 들어간 아이스티 한 잔 정도는 오전에 마십니다. 오후에는 카페인이 들어간 커피나 음료는 피합니다. 여행 가서 엄청 맛있는 커피 집에 디카페인이 없다면 아주 가끔은 카페인이 있는 커피를 마십니다.
커피를 끊고 싶다면 카페인을 점차 줄이는 방법으로 추천합니다. 하루에 커피 3잔이면 한 잔은 디카페인으로 마시는 겁니다. 수면의 질을 올리고 싶다면 커피 끊기 추천드립니다.
커피를 끊으면 요약
#커피를 끊었다. 정확히 말하면 카페인을 끊었다.
#디카페인 커피로 대체했다.
#수면의 질이 올라갔다.
#카페인에 더 민감해진다.